▲ 건물 옥상에 우레탄으로 방수처리하고 있는 작업자의 모습

 

제가 정말 미치겠습니다. 작년 겨울부터 시작된 누수문제 때문에 얼마나 많이 속을 썪었는데, 그리고 올해 구정을 빌어 대공사를 하고, 그것도 방수나 누수, 결로현상으로는 해결이 안될 경우를 대비하여 유도관을 설치했던 것이 마지막으로 작용하여 3층건물 누수를 막았는데...결국은 다른 지역에서 누수문제가 또 터졌습니다.

 

 ▲ 깔끔하게 잘 처리된 방수표면

 

터졌다고 말하기 보다는 지난 번에 공사를 하면서 주요부분은 크게 신경을 썼으나 이번에 공사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대충 처리를 하고 닫았습니다. 뭐 문제가 생기겠어....라며 넘어갔는데....항상 그렇듯이 문제는 별일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꼭 다시 발생합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도 그렇듯이 별 문제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반드시 추후 사고가 생긴다는 저의 경험에서 비롯된 결론은 틀림 없음을 또 다시 스스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 보일러에서 맺힌 결로가 하수관으로 이어진다.

 

제 사업장은 대형보일러실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물을 데운 다음 저장을 하고 손님들이 샤워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온을 잘 유지하게 해주는 저장탱크에 보관됩니다. 보관탱크에는 문제가 없는데 밑에 연결 부위에 약간의 누수가 있습니다. 사실 이 물의 양이 적어서 공사하기에 누군가를 부르는 비용도 아깝다고 생각해서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이것이 누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겁니다. 아뿔싸!

 

 

▲ 저장탱크에서 흘러나온 물이 모이는 하수관 

이것이 바로 쟁점의 대상이 된 하수구입니다! 건물관리이사님께서는 저 하수구를 제외한 주변 부위로 물이 흘러들어가도록 한 우리의 책임도 있지 않냐며 전적으로 비용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또 빡쳤지요. 너무 하시는 것 아니냐고. 지난 번에 총 공사비용 300만원을 들여서 누수공사를 했는데, 단 한푼도 지원해주시지 않아서 서운했는데, 이번에도 전액 임차인 부담으로 하시려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에 지려서 밀어붙였습니다.

 

"건물의 근원적 장애다!"

"지을 때 잘 지었어야 한다!"

 

▲ 논쟁에서 모두 다 얻었다.

 

건물관리이사님도 처음에는 우리가 처리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물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비용은 크게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었지만, 지난 번처럼 전적으로 용도변경한 우리의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라 건물의 문제가 어느 정도 인정되는 상황이기에 밀어붙였습니다. 비용 대주시라고! 그렇게 10분간 실갱이 끝에 제가 이기는 듯한 분위기로 넘어갔습니다. 심지어 수리하는 아저씨 마저도 건물이 처음부터 방수처리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지어놓아서 그렇것이라며 우리의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 소탐대실을 피하다 

 

제가 다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거 비용 얼마 안나올 텐데 차라리 져주는 척 내가 내준다고 하고 공사하고 다음 번에 월세라도 깎아달라고 해서 승리를 취해볼까? 그리고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건물관리이사님은 검사업체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시면서 견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고, 그리고 저에게 오셔서 비용을 조금 내주면 안되겠냐...자기가 관리인으로서 면이 안산다. 건물주가 자기를 얼마나 무능하게 보겠냐...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순간 소탐대실을 피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절반 내주겠노라고! 그리고 다음엔 이런 문제 생기면 건물에서도 반드시 지원해달라고! --V

 

 

▲ 생즉사 사즉생이니라. - 이순신장군님 말씀

 

오늘은 상황이 저에게 유리했기 때문에 제가 수를 쓸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사용한 전략은 중수정도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전략인 셈이지요. 이순신장군님은 살고싶으면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고 싶어하면 죽고만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만약 제가 살고싶다고 바득바득 우겨댔으면 이사님과 끝없는 논쟁이 이어졌을 것이고, 저의 황금같은 일요일 오후 시간은 날아갔을 겁니다. 그리고 기분도 망쳤겠지요. 그리고 나중에 월세 인하라는 저의 궁극의 카드를 꺼냈을 때 협조를 얻어내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과감하게 내려놓앗고 결국 제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Winner!

 

비용은 예상보다 적게 견적이 잡히더군요. 20만원...--; 이럴줄 알았으면 다 낸다고 할 걸 싶었습니다. 어쨋든 기분나쁜 수도 있었던 일요일 오후를 기분좋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Posted by Brave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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