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멀어져만가

 

 

 

며칠 전 친구와 함께 경포대를 갔다 왔다. 

이별한 여자친구와의 추억이 남아 있는 

경포대. 보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다시 되새기고 싶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시에는 행복했고 

아름다웠으니까. 떠나보낸 연인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불쌍하게 보일 

수도 있고, 유치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한들 나에게 

만큼은 사랑이었으니까, 생각할 수록 

따뜻해지고 가슴저리는 사랑이었으니까, 

나이가 들어 되돌아 보면 흐뭇하게 

미소지을 만큼 행복했으니까, 난 괜찮다. 


 

 


연인이 이별을 하고 나면 아름다운 기억이 

더 많이 남는 모양이다. 분명 좋지 않았던 

기억도 있는데, 모두 희미해 져서 아름다운

 것만 남은 것 같다. 


 

 


이제 앞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에 맺힌 사랑의 기억이 새로운 

것을 방해할 것 같다. 


 

 



그렇지만, 굳이 노력해서 새로운 시작을 

해볼 생각은 없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삶, 책임, 위치에 따른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 



아름다운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다. 

나에게 이토록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이 

있었음을 감사한다. 그리고 그녀에게도 

감사한다. 언젠가, 마주치더라도 먼발치서 

쳐다보고 내버려두려한다. 

그래야 그 사랑이 더 아름답게 남을테니까. 

안녕 사랑아. 안녕 흰둥아.


Posted by Brave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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